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5.07.19 00:05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왼쪽) 의원과 박찬대 의원. (출처=각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왼쪽) 의원과 박찬대 의원. (출처=각 의원 페이스북)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폭우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변수에 직면했다. 이번 주말 예정됐던 충청권·영남권 순회 경선은 전면 취소됐고, 연설은 온라인으로 대체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여당 대표를 뽑는 전대인 만큼, 당권 주자인 정청래·박찬대 후보는 선거 일정 운영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박 후보는 "선거 일정을 중단해야 한다"며 전면 연기를 주장했고, 정 후보는 "오히려 일정을 앞당겨 '원샷 경선'으로 조기 마무리하자"고 맞섰다.

박 후보는 18일 페이스북에서 "충청, 호남, 영남에 200년 만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대를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책임 있는 집권여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폭우와 싸우고 있는데 선거에 매몰됐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과 지도부에 일시 중단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해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며 "복구 상황이 가늠될 때까지 일정을 멈추고, 재개 시점은 지도부 판단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충남 아산시 수해 현장을 찾아 오세현 아산시장과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충남 아산시 수해 현장을 찾아 오세현 아산시장과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정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오프라인 경선은 하지 말고 온라인으로 조기 마무리하자"며 "차라리 일정을 일주일 앞당겨 '원샷 경선'으로 끝내고 수해 복구에 전념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한창 진행 중인 경선을 중단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충청·영남은 온라인 투표가 이미 진행 중이니 예정대로 마무리하고, 호남·수도권·제주는 다음 주 한꺼번에 끝내자"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박 후보에게 "권리당원의 투표권은 보장하고, 우리 두 후보는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함께 수해 복구 현장으로 가자"며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위한 공동 대응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 후보의 제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원샷 경선은 기발한 제안이지만 당원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재난 대응과 경선 모두 '대충 하자'는 식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긴급 공지를 통해 이번 주말 예정된 충청·영남권 순회 경선을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연설은 온라인으로 대체되며, 온라인 투표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구체적인 연설 일정 등은 추후 공지된다.

폭우 정국 속 '선거냐, 재난 대응이냐'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일정 조정을 넘어 민주당 리더십의 판단 기준과 당 운영 원칙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경선 구도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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