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9.02 18:59

달러 스테이블코인 규제·사모펀드 제도 개선 의지
가계대출·삼성생명 회계 논란엔 '신중 모드' 견지

이억원(왼쪽)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출처=NATV 국회방송 유튜브 채널)
이억원(왼쪽)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을 하고 있다. (출처=NATV 국회방송 유튜브 채널)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금융위원회 해체 논란에는 입을 닫은 채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강남 아파트 갭투자와 사외이사 겹치기 논란에는 "국민 눈높이에서 적절했는지 새기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조직 개편, 스테이블코인 규제, 사모펀드 제도 개편, 가계대출 관리, 삼성생명 회계 논란 등 주요 금융 현안을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이억원(왼쪽)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스1)
이억원(왼쪽)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스1)

◆조직 개편 공방…"확정되지 않은 사안"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작된 인사청문회는 개회 직후부터 파행을 겪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금융당국 조직 개편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고 요구하면서 회의는 불과 10분 만에 정회됐다.

앞서 전날 여당과 정부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 협의를 열고 국정기획위원회가 제시한 금융위원회 해체안을 논의했다. 이르면 이달 25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거론되자, 야당은 "'보름 임기' 후보자를 두고 청문회를 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후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 존치를 전제로 청문회를 진행하겠다"고 정리하며 회의가 재개됐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조직 개편과 관련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안건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가정된 상황에서 발언하면 혼란만 키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출처=NATV 국회방송 유튜브 채널)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출처=NATV 국회방송 유튜브 채널)

◆갭투자·사외이사 논란에 "국민 눈높이서 반성"

이 후보자는 강남 아파트 갭투자와 사외이사 겹치기 논란에 대해선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년간 여러 회사 사외이사로 근무하며 6억2000만원의 소득을 벌었다. 적절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적절했는지 새기겠다"고 답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남 개포동 아파트 갭투자 논란에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그런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사전에 개발 정보를 입수한 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후보자는 "총 7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고, 이 중 1100만원은 미국 주식, 나머지는 국내 주식과 ETF에 투자했다"며 "공직 생활 중에는 주식 투자 경험이 거의 없었고, 퇴직 후 시장의 흐름을 배우기 위해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비트코인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스테이블코인·사모펀드 논의…정책 방향 언급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된 이후 달러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확대되면 원화 통화 주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원화뿐 아니라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체계도 준비 중"이라며 "금융시장 불안 시 발행 중단이나 상환 명령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제도와 관련해서는 "도입 20년이 된 바이아웃(PEF) 제도를 다시 점검하겠다"며 "글로벌 기준에 맞춰 약탈적 경영을 방지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운영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 외에도 금융감독원 차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며 "중대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삼성생명)
(사진제공=삼성생명)

◆가계대출·삼성생명 논란엔 '신중 모드'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한 질의도 쏟아졌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계부채는 줄어드는 반면 부동산 관련 기업 부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높은 부동산 수요, 금융회사의 부동산 대출 선호, 건전성 규제 강화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6.27 대출 규제'와 관련해선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서도 “실수요자 역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회계 논란과 관련해서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업법은 자산을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고 있지만, 보험업만 취득원가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회계 규정 개정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안"이라며 "국회의 입법 과정을 거쳐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