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5.08.15 09:10
LG생활건강의 뷰티 디바이스이자 신성장동력인 'LG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 (사진제공=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의 뷰티 디바이스이자 신성장동력인 'LG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 (사진제공=LG생활건강)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은 단순한 희망사항을 넘어, 현실 가능한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웍스는 코스피 5000의 기대감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면서 주주친화정책으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집중 조명한다.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LG생활건강이 세계적인 'K-뷰티' 열풍에 힘입어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는 동시에 새롭게 열리는 K-뷰티 황금기에 핵심주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주주가치 제고에 공을 들이며 확실한 '팬덤'을 자양분 삼아 지속 발전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48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65.4% 줄어들었으며, 주력 사업인 뷰티 사업은 영업손실 163억원으로 약 20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고강도 체질 개선이 이뤄지는 와중에 피할 수 없는 '성장통'이 반영된 결과다.

LG생활건강은 사업 구조 재편에 고삐를 당기는 중이다. 국내는 온라인 중심으로, 중국은 브랜드 건전성 회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북미 지역과 일본, 동남아시아,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등은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을 수립하고 중장기 성장을 위한 단계적 접근에 착수한 상태다.

우선 국내는 온라인과 H&B(헬스앤뷰티) 채널 공략에 매진하고 있다. 전략 브랜드인 'CNP', '빌리프', 'VDL', '피지오겔' 등을 각 채널 특성에 맞게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쿠팡 '메가뷰티쇼'와 올리브영의 '올영픽' 등 대세 채널의 행사 참여와 다이소 전용 'CNP 바이 오디-티디', 이마트 협업 상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출시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데일리뷰티에서는 체취 케어 전문 브랜드 '46cm'를 새롭게 선보였고, 세탁세제 시장에서는 '피지' 모락셀라를 내세우고 있다. 음료 부문은 내수 위주에 소비 둔화가 두드러지는 상황이지만, 제로 칼로리 제품을 확대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사진제공=LG생활건강)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사진제공=LG생활건강)

신성장동력도 주목할 부분이다. LG생활건강은 올해 6월 LG전자의 프리미엄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인 'LG프라엘(Pra.L)'의 브랜드 자산을 인수하면서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진출했다. 전류를 활용해 화장품의 유효 성분을 피부로 침투시킬 수 있는 'LG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와 디바이스 전용 화장품 '글래스라이크(GLASSLIKE)' 스킨케어 3종도 함께 출시했다. 가정에서도 전문가 수준의 스킨케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차별적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중국 사업은 과거의 비약적 성장보다 실적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셀러 기반의 B2B 시장에서 제품 가격 변동성이 감지돼 회사가 직접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B2C 현지 이커머스 채널 위주로 바뀌는 중이다. 올해 2분기부터 면세점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물량 조절을 시작했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도 개척해 LG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와 전용 화장품 글래스라이크의 판매를 시작했다.

주력 브랜드 '더후'는 대형 마케팅 행사와 함께 글로벌 모델인 배우 김지원과 리시엔(李現)을 앞세우며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더후는 지난해 중국 최대 규모 쇼핑 행사인 '광군제'에서 럭셔리 화장품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핵심 시장으로 떠오른 북미는 전략 브랜드를 중심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북미 온라인 1위 채널인 아마존에 적극적인 광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인플루언서 홍보활동도 진행해 K-뷰티 지지층 흡수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더페이스샵 미감수' 매출은 전년보다 148% 늘어났다. CNP 프로폴리스 '립세린'은 아마존 '립버터' 카테고리에서 6개월 동안 매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럭셔리 브랜드 더후의 북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계적인 예술박람회 '프리즈 아트페어'의 공식 글로벌 파트너로 참가하며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패리스 힐튼의 동생이자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니키 힐튼은 '더후 환유고'를 사용한 후 "스킨케어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것 같다"고 극찬한 바 있다.

LG생활건강 'CNP' 브랜드의 립세린. (사진제공=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CNP' 브랜드의 립세린. (사진제공=LG생활건강)

일본 시장에서는 색조 브랜드가 인기를 끌며 K-뷰티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 2023년 하반기부터 선보인 다양한 색조 브랜드는 온라인몰과 로프트 등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영역을 확대해 성공적 안착이 이뤄졌다. 올해는 일본 패밀리마트와 손잡고 색조 브랜드 '힌스'의 파생 브랜드인 '하나 바이 힌스'를 선보여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고강도 사업체질 개선 작업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에도 심혈을 기울여 확실한 '아군'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보유 중인 자사주와 보통주 95만8412주를 비롯해 우선주 3438주를 2027년까지 전량 소각하고, 지난 5년간 평균 20% 중후반 수준의 배당성향은 30% 이상으로 확대한다. 올해부터 연 1회 정기배당 외 중간배당을 실시해 '선 배당액 확정 후 배당기준일 설정' 방식을 도입한다.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 가이드라인 기준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현행 80%에서 87%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궁극적으로는 2030년 매출 10조원 달성과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을 2023년 7% 수준에서 2030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향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추가 성장 방안도 모색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사업부문별 성장과 M&A(인수합병)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 기업가치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미래 성장을 위해 과거와 동일하게 M&A에도 적극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뷰티업계는 K-뷰티의 흥행으로 벨류이에션이 과도하게 올라간 측면이 있고,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로 인해 화장품 브랜드의 수명이 짧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M&A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과거와 동일하게 적극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해외 사업 확장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과감히 투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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